
나이든 남자가 혼자 밥 먹을 때
울컥, 하고 올라오는 것이 있다
큰 덩치로 분식집 메뉴를 가리고서
등 돌리고 라면발을 건져 올리고 있는 그에게,
양푼의 식은 밥을 놓고 동생과 눈 홀기며
숟갈 싸움하던 그 어린 것이 올라와,
갑자기 목메게 한 것이다.
몸에 한세상 떠넣어주는
먹는 일의 거룩함이여
이 세상 모든 찬밥에 붙은 더운 목숨이여
이 세상에서 혼자 밥 먹는 자들
풀어진 뒷머리를 보라
파고다 공원 뒤편 순댓집에서
국밥을 숟가락 가득 더넣으시는 노인의, 쩍 벌린 입이
나는 어찌 이리 눈물겨운가.
-황지우,<거룩한 식사>
이주전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중에
'사랑을 먹고싶다'라는 제목의 책을 빌려왔는데
그 책 앞머리에 이 시가 있어서 옮겨보았다...
혼자 밥먹는 일이 참 고되다는 사람들이 있다
식당에서 혼자 밥먹는거 못한다는 사람도 있다..
나는 혼자 밥먹는 일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예전에 직장생활할때도 혼자 굳굳이 도시락 싸다니며
그렇게 점심시간을 지냈다..
어쩌면 마주앉아 다른 사람과 함께 먹는 일이
오히려 나한테는 이상한일로 여겨졌었나보다...
함께 음식을 먹는다는게 단순히 음식을 먹음으로해서
배속을 채우는 일이 아니라
이야기를 하고 식성을 알게되고
음식먹는일도 함께 하는 가까운 사이가 되는 과정인것을
나는 머리속으로는 생각을 하면서도 실제로는 조심스럽기만하다...
그칠줄 모르는 식욕도 그때는 눈치를 보나보다..
먹는다는 그 행위가 지금처럼 허기진 배를 채우는 단순함에서
벗어나 이제부터라도 여유롭고 좀 단순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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