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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 꽃 잎 / 이 정 하

가을달님 2005. 8. 10. 20:24


 

 

 

♧ 꽃잎

 

 

이정하

 

 

그대를 영원히 간직하면 좋겠다는 나의 바람은 
 
어쩌면 그대를 향한 사랑이 아니라

쓸데없는 집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대를 사랑한다는 그 마음마저 버려야

비로소 그대를 영원히 사랑할 수 있음을.

사랑은 그대를 내게 묶어 두는 것이 아니라

훌훌 털어 버리는 것임을,

 

오늘 아침 맑게 피어나는 채송화 꽃잎을 보고

나는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 꽃잎이 참으로 아름다운 것은
햇살을 받치고 떠 있는 자줏빛 모양새가 아니라

자신을 통해 씨앗을 잉태하는,
그리하여 씨앗이 영글면 훌훌 자신을 털어 버리는

그 헌신 때문이 아닐까요.


 

 

 






출처 : 홀로서기
글쓴이 : 하늘말나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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