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는 집을 안고 사는것일까...
아니면 집속에서 나오지 않는것일까..
오래된 낡은집이었던 친정집에선
여름 장마철이면 가끔씩 달팽이가 나오곤했다...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오랫동안
눅눅한 그 벽을 따라 거닐고 있었다...
눅눅함도 싫었고,
그 벽도 싫었고
그 달팽이도 끔찍했다...
낡은 그집의 부엌에선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날이면
부엌바닥 어디에선가 맑은물이 퐁퐁 쏫아나곤 햇다...
아주 보기 어려운 일이긴했지만....
그 맑은 물은 어디서 나오는것인지 신기하기만했었다...
내가 스무살무렵 그 집은 새롭게 신축을했고
옛모습은 하나도 남아있지않고
옛날의 기억과 그 옛날의 사람만
집과합께 나이가 들었다...
그 집과함께 추억도 빛을 바랜다...
요즘처럼 추운날엔 집밖을 나가지않는다...
집안에서 세명이서 이리저리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여름철에 볼수있는 달팽이이지만
집안에서만 이러고 있는 우리 셋을 나는 달팽이같다고
생각된다....
날씨가 풀리고 햇살이 좋아지면
기지개를 펴고 나가서 힘껏 맑은 공기 들여마시고
세상을 향해 소리치고 싶다....
나 아직 살아있다고.....
. . . .
|